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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해결

컵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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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만 해도 비 소식이 있다가 눈이 내린다더니, 눈 없이 차가운 바람만 불더니 다시 추워졌다. 어제처럼 더울까 하여 가벼운 재을 입고 출근했다가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추위 떨어보니 따뜻한 라면 국물이 생각나서 언니와 함께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오늘은 컵라면의 역사에 대해 찾아보았다. 

1. 컵라면의 탄생

1971년 일본의 닛신 식품은 폴리스티렌으로 만든 일회용기에 말린 채소와 튀긴 면을 담아 컵라면을 만들었다. 닛신 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은 미국에 방문했다가 인스턴트 라면을 끓인 뒤 컵에 면을 넣고 그 위로 국물을 부어 포크로 먹는 것을 목격한 후 컵라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안도 회장은 기내식으로 받은 마카다미아 너츠 용기를 보고 '윗부분을 종이 뚜껑으로 밀폐한 용기'에 대한 발상을 얻었다. 용기 개발에 착수한 회장은 적합한 컵 모양을 찾기 위해 40 종류의 컵을 만들어 시험하였고 그 결과  얇고 가벼우면서도 열을 잘 차단해 보온성이 뛰어난 발포 폴리스티렌 재질로 된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크기의 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최초의 컵라면은 글자 그대로 컵 모양을 하고 있었다. 

2. 컵라면 속에 숨은 과학

과학의 원리가 적용된 면발

🍜 덴푸라의 지혜 : "그릇 아래 가라앉은 튀김은 기름 위에 떠오를 때 가장 알맞게 튀겨진다"는 안도 회장의 힌트가 개발팀의 면발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컵라면 면의 구조는 위로 갈수록 면발의 구성이 촘촘하고 아래로 갈수록 느슨한데 뜨거운 물은 위로 올라가므로, 밀도 차이로 인해 면이 용기 안에서 고르게 익게 된다. 

🍜면발이 꼬불꼬불한 이유: 뜨거운 물과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야 쉽게 익고, 국수 면발처럼 한 방향으로 말려 있을 때보다 여러 방향으로 얽혀 있어야 잘 부서지지 않는다. 또한 영양가를 높이면서 유통 과정에서 보존 기간을 오래  지속하려면, 튀김 공정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기름을 흡수해 튀겨야 하는데, 이때 수분 증발을 도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발상의 전환: 운송 중에 면이 부서지지 않고, 용기 구조도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 면은 용기의 중간 부분에 걸려있어야 한다 생각했던 회장은 어느 날 침대에서 천장이 회전하면서 하늘과 땅이 뒤집힌 느낌을 받는다. 이 경험을 통해, 컵에 면을 넣는 대신 면 위에 컵을 끼워넣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다. 

3. 우리나라의 컵라면

일본에서 컵라면이 개발된 지 불과 1년 뒤, 삼양라면에서 컵라면을 선보였는데 지금과는 달리 직사각형의 얇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었고, 당시 봉지라면보다 4배나 비싼 가격과 생소함 때문에 별로 인기가 없었다. 삼양식품에서 판촉을 위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중심지에 컵라면 자동판매기를 설치했으나 단종되었다. 1981년 농심 사발면, 1982년 삼양식품의 삼양 컵라면 출시로 컵라면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022년 우리나라 컵라면 판매 순위 best 5

  1. 육계장 사발면
  2. 김치 사발면
  3. 추억의 왕뚜껑
  4. 불닭 볶음면
  5. 농심 신라면
3분의 짧은 조리 시간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지만, 높은 나트륨 함량과 방부제 및 첨가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는 등의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렇지만, 매일 먹는 컵라면이 아니고, 오늘처럼 추운 날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간절할 때, 그러나 먹을 음식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때, 한 끼 식사 대용으로  가장 먼저 찾게 된다는 것! ....최초의 컵라면이 우리나라이 것이 아니라니.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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