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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이야기

입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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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마개 의무 견종에 해당되지도 않는데 왜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다. 리지는 덩치만 크지 (사실 그리 큰 것도 아니다. 시바보다 살짝 큰 정도) 순딩순딩한 눈망울에 까만 코, 나이들어 전체적으로 흰 털이 뒤덮인 그냥 딱 봐도 노령의 순한 개 인데도 어떤 사람들은 리지를 보면 멀리서부터 돌아 가거나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저녁 시간 운이 없으면 무리지어 운동하러 나온 아줌마 부대 중 리더격인 듯한 아줌마가 한 소리씩 하고 지나간다. "입마개 좀 하고 다니쇼." 심한 경우에는 어떤 나이 지극한 남자분이 "죽을라고 환장했냐?"고 하고 갈 때도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4분의 1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직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면에서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포용하지 못하고 별종으로 치부하려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중소형견에 대한 선호도는 많으나 대형견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로 대형견에 대해 사납거나 무섭고 제압하기 힘들다, 라는 정도의 인식만 가진 사람도 많으니 개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오죽하겠냐 싶다. 잊을 만 하면 뉴스나 언론에서 야생 들개, 목줄 풀린 맹견에 의해 행인이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등의 소식이 들려오니, 반려동물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더욱더 대형견에 대해 공포심을 갖거나 극도의 혐오감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도 같다. 더불어 사는 사회인데, 내 눈엔 순하고 귀여운 강이지로 보이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비록 입마개를 해야하는 맹견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또 타인의 말로 인해 나와 리지가 상처받지 않으려고 입마개를 착용하기로 했다. 입마개를 안하면 안한다고 뭐라하고, 입마개를 착용하고 다니면 "사나운 개인가봐요" 알지도 못하면서 한 마디씩 뱉고 지나가는 이웃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별종의 인간들이 있기도 하지만, 무시하기로 한다. 무더운 여름, 늦은 저녁이라 해도 입마개를 착용하고 산책을 한다는 것은 혓바닥을 통해 체온 조절을 하는 동물에게 마치 고문을 가하는 것과도 같은 행위일 것이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입마개 착용을. 무리를 벗어난 곳에서는 입마개를 풀어주는 등의 융통성을 발휘하며 올해도 잘 지냈다. 10년이상 나와 함께해 온 대형견 리지가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꿈꿔본다. 

 

입마개 의무 견종
1. 도사견과 그 잡종의 개
2.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와 그 잡종의 개
3.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와 그 잡종의 개
4.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와 그 잡종의 개
5.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

비록 나의 반려견이 위의 어느 견종에도 해당하지 않으나, 길 가다가 막무가내로 입마개를 하지 않았다고 나무라는 사람을 상대로 말로 이길 자신이 없다면, 아니 솔직히 굳이 상대하고 싶지 않다면 잠깐의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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